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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자해 위험 없는데도 '수갑 조사'는 잘못…배상해야"

기사승인 2021.04.08  17:5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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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이 "검찰 조사에 앞서 '수갑을 풀어달라'는 피의자의 요구를 검사가 특별한 이유 없이 거부했다면, 국가가 정신적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3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8일 구속 피의자 A씨와 변호인 등이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 A씨는 2015년 5월 수원지검 검사실에서 조사를 받기 전에 변호인을 통해 담당 검사에게 "수갑을 풀어달라"고 요청했지만, 검사는 수갑을 풀어주지 않은 채 인적 사항을 확인하는 인정신문을 진행했다.

하지만 수갑 해제를 요구하는 A씨 측 변호인의 항의가 계속됐기 때문에 인정신문은 제대로 진행되지 못했다. 그러자 검사는 '수사 방해'를 이유로 변호인을 강제로 쫓아냈지만, A씨는 인정신문에 응하지 않았고, 결국 검사는 교도관을 통해 A씨의 수갑을 풀어줬다.

이후 A씨 측은 "검사가 피의자 신문 때 방어권 보장을 위해 수갑 등 보호장비를 사용하지 않도록 규정한 형집행법을 위반했다"면서 국가에 정신적 손해 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자 검사는 "보호장비 해제는 검사가 아닌 교도관의 업무"라며, "설사 검사에게 그런 의무가 있다고 해도 A씨의 도주·자해 등을 막기 위해 수갑을 풀어주지 않은 것"이라고 반박했다.

아울러 다른 구속 피의자 B씨도 A씨와 똑같이 "검사가 보호장비를 풀어주지 않은 채 신문을 진행했다"면서 같은 취지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제1심은 A씨 측의 주장을 인정하면서 "국가와 검사가 A씨와 변호인에게 각각 200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B씨에 대해서는 "국가가 위자료 100만 원을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항소심도 국가와 검사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하고, A씨와 변호인에 대한 손해배상액을 각각 500만 원으로 늘렸다. B씨의 손해배상액도 300만 원으로 올렸다.

제1심·항소심 재판부는 "검사는 'A씨에게 자해 위험이 있었다'고 주장하지만, 그 위험이 분명하고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수갑 해제는 교도관의 업무"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수사통솔권을 가진 검사가 원칙적으로 보호장비 해제를 교도관에게 요청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후 이들은 모두 상고했지만, 대법원은 이를 기각했다.

서명원 s3ar@naver.com

<저작권자 © 로디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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